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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돈 안 갚으면 사기? — '기망하여'라는 두 글자가 그리는 선
형법 제347조, 사기와 단순 채무불이행의 경계
500만 원을 빌려준 지 3개월, 돌아오는 건 '사업이 좀…' 한마디뿐. 박 사장은 즉시 '사기'라고 외칩니다. 그런데 형법 제347조에는 그 외침을 멈추게 하는 두 글자가 있습니다. '기망하여'.
김 대리는 3개월 전, 박 사장에게 500만 원을 빌렸습니다. '3개월 안에 꼭 갚을게요'라는 한마디에 박 사장은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사업이 잘 풀리면 이자도 안 받고 돌려받겠거니 생각했죠.
3개월이 지났습니다. 돌아오는 건 '사장님, 사업이 좀…'이라는 한마디뿐. 박 사장의 얼굴이 단번에 굳었습니다. '이건 사기다. 경찰에 신고한다!' 그는 즉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빌려준 돈을 안 갚는 건, 분명히 사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전화를 받은 변호사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사장님, 잠깐만요. 빌릴 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던 건지, 갚으려다 못 한 건지 달라요.' 박 사장은 당황했습니다. 김 대리가 빌릴 때만 해도 '꼭 갚겠다'는 표정이 진심처럼 보였거든요. 사업이 실패한 건 그다음 일입니다.
여기서 형법 제347조 제1항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조문의 구조를 보면, 기망이 재물의 교부를 받는 '방법'입니다. 즉, 상대를 속여서 돈을 받아낸 것. 빌릴 때 기망이 없었다면, 이 조문의 '기망하여'라는 전제가 빠지는 겁니다.
반대로, 김 대리가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으면서 '3개월 안에 꼭 갚을게요'라고 한 것이라면? 그때 박 사장은 기망에 빠진 것입니다.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은' 구조가 완성되고,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문제 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언제'입니다. 재물을 취득한 시점에 기망이 있었는가. 빌릴 때 진심으로 갚을 의사가 있었다면, 그후 사정이 변해 갚지 못하는 것은 이 조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박 사장은 결국 민사 채권으로 돈을 추심해야 했고, '사기'라는 단어는 전화 한 통으로 사라졌습니다.
물론 제2항도 기억해두세요.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내가 직접 받지 않아도, 제삼자를 통해 재물이 넘어가게 한 경우에도 동일한 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됩니다.
이야기 속 법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조문의 문언 구조상 기망은 재물을 받는 '방법'이므로, 재물을 취득한 시점에 기망이 전제되어야 사기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됩니다.
형법 제347조제2항은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합니다. 즉, 직접 취득이 아니라 제삼자를 경유하는 경우에도 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형법 제347조
조문 원문 보기 ·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보기
헷갈리기 쉬운 포인트
확인 문제
Q1. 김 대리가 3개월 전 박 사장에게 '3개월 안에 꼭 갚겠다'며 500만 원을 빌렸으나, 사업 실패로 갚지 못했습니다. 빌릴 당시 갚을 의사는 있었으나 사정이 변한 경우,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 구성요건에 해당합니까?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합니다. 빌릴 때 기망이 없었다면 '기망하여'라는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
Q2.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따른 사기죄의 법정형은 무엇입니까?
제347조 제1항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47조
Q3. 형법 제347조 제2항에서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의 형은 어떻게 됩니까?
제2항은 '전항의 형과 같다'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제1항과 동일하게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형법 제347조
빌려준 돈을 안 갚는다고 무조건 사기가 아닙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의 핵심은 '기망하여'입니다. 재물을 받을 때 기망이 있었는지, 그 시점에 판단해야 합니다. 기망이 없다면 민사 채권으로, 기망이 있다면 형사 사기죄로—그 두 글자가 길을 가릅니다.
함께 생각해 봐요
빌릴 때 갚을 의사가 있었으나, 빌린 직후 사정이 급변해 갚을 능력이 사라진 경우와, 빌릴 때부터 갚을 능력이 없었으나 '갚겠다'고 한 경우. 두 사람 모두 '3개월 안에 꼭 갚을게요'라고 했습니다. 형사처벌과 민사 채권 추심, 어디에 선을 긋고 싶으신가요? 그 선은 누가, 언제,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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